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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의료봉사단, 캄보디아 오지 마을에서 ‘사랑’을 실천하다
조회 1561 2023-10-16 16:05:39

한양대병원 의료진, 함께한대, 재학생 봉사단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
캄보디아 봇뱅 마을 주민 400여 명, 프놈펜 교민 70여 명 진료
“의료 혜택과 인프라 부족 지역 주민들을 위해 계속 봉사 나설 것”


한양대 의료봉사단(이하 의료봉사단)이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캄보디아 봇생 마을(Botveng Village)과 수도 프놈펜(Phnom Penh)에서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의료봉사단은 의료진과 학생 봉사단으로 구성됐으며, 동문사회봉사단인 '함께한대(사단법인)'도 함께 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의료봉사단은 그간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해 왔다.

 

의료봉사단
▲ 한양대병원 및 의료진, 함께한대, 재학생 봉사단, ㈜씨젠이 함께 한 의료봉사단이 캄보디아 봇뱅 마을과 프놈펜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 배정인 학생

총 33명이 참여한 의료봉사단은 의료팀, 어린이교육팀, 본부 팀으로 구성됐다. 김희진 의학과 교수가 의료팀장을 맡았으며, 김봉영 의학과 교수와 의사 및 약사로 꾸려진 의료진들이 의료팀을 구성했다. 씨젠 의료재단은 각종 검사장비를 후원했으며 임상병리사와 의무기록사들을 파견했다. 또한 프놈펜 소재 라이프 대학교(Life University)의 한국어과 학생들이 통역을, 간호학과 학생들이 예진팀을 도왔다.

어린이교육팀은 면접을 거쳐 선발된 한양대 재학생 12명으로 구성됐다. 실무를 담당하는 본부 팀에는 함께한대의 임직원 3명과 한양대 산학협력단 연구원이 참여했다. 의료팀은 봇뱅 마을 주민 400여 명과 프놈펜 교민 70여 명을 진료했고, 어린이교육팀은 매일 80여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쳤다.

2017년부터 매년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의료팀장을 맡아 의료팀을 이끈 김희진 교수를 만나 이번 의료봉사에 대해 들었다.

 

 '사랑의 실천' 통해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봉사단 되고파

 

이번 의료봉사를 소개해 주세요.

의료봉사단은 매년 여름에 캄보디아, 겨울에 베트남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옵니다. 이번에 방문한 봇뱅 마을은 10년 전부터 방문했던 곳이에요. 인구 1200여 명의 작은 시골 마을로 가구당 일 평균 소득이 2~4달러에 불과하죠. 기본적인 의약품은 물론 보건소 같은 의료 인프라가 없는 지역이에요. 매년 가다 보니 환자들의 차트를 갖고 있는데, 코로나19로 3년간 못 갔더니 건강 상태가 악화해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 김희진 교수는 의료팀 팀장을 맡아 환자들의 진료 및 봉사단 운영과 안전관리를 책임졌다. ⓒ 김희진 교수
▲ 김희진 교수는 의료팀 팀장을 맡아 환자들의 진료 및 봉사단 운영과 안전관리를 책임졌다. ⓒ 김희진 교수

먼저 기본적인 혈액검사, 간신장기능, 콜레스테롤, 갑상샘호르몬, HIV, A형·B형간염 바이러스, 매독, 임질균 등 감염성 질환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어요. 약품은 기생충 약, 빈혈약, 비타민 등을 기본으로 제공했고 항생제, 항균제, 고혈압약, 고지혈증약, 위장약, 당뇨약 등 전문약은 짧게는 30일분, 길게는 3~4개월분을 제공했습니다. 증상에 맞는 약을 처방하거나 주사를 놔주기도 했죠. 

 

의료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취지는 무엇이었나요.

의료봉사는 대부분 기간 시설이 없고 자체적으로 약을 생산하지 못하는 곳으로 갑니다. 돈이 있는 극소수 층만 의료 혜택을 받고 나머지는 전혀 혜택을 못 받는 곳이죠. 본인이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약간의 치료만 받아도 나아질 수 있는데 의료 시설이 없으니,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하지만 이런 상황은 교육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기에 의료봉사를 가고 있습니다.

 

이번 의료봉사에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요.

어려운 점은 무엇보다도 날씨였죠. 기온이 35도, 36도인데 습도가 엄청 높아서 더 힘들었어요. 에어컨도 없었고요. 나흘 동안 470명 정도, 즉 하루에 100명 정도의 환자가 와서 늘 저녁에 진료가 끝났어요. 밤늦게 숙소로 가야 했는데, 워낙 오지라 가로등도 없고 도로포장도 안 돼 있어서 위험했죠. 게다가 말라리아가 유행이어서 봉사단원들이 감염될까 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던 거 같습니다.

 

▲ 김희진 교수는 2017년부터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했다. ⓒ 김희진 교수
▲ 김희진 교수는 2017년부터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했다. ⓒ 김희진 교수

의료봉사의 가치와 의의는 무엇인가요.

선교사 겸 의사인 로제타 홀(Hall)이 1900년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의료활동을 펼쳤어요. 화상을 입은 아이에게 자기 피부를 떼서 이식해 줄 정도로 헌신적이었죠. 여러 병원과 맹아학교를 세우기도 했어요. 이렇게 자신을 희생해서 의료활동을 펼쳐준 분들 덕에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연속성을 갖고 의료 지원을 하는 동시에, 정부와 긴밀하게 연계해 시스템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것이 의료봉사의 가치이자 목적입니다. 

 

의료봉사에 참여하려는 한양인들에게 당부나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꼭 참여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번에 참여한 학생들이 고생을 엄청 했지만, 막생 해보니 깨닫는 바가 많았다고 해요. 요즘 학생들은 상대적 빈곤감이 커요. 남들과 비교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곳에 와서 지내다 보면, 우리나라 같은 곳은 전 세계에 1%밖에 안 된다는 걸 알게 돼요. 향후에 아프리카나 멕시코 의료봉사도 계획하고 있으니 꼭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

이번 의료봉사에는 면접을 통해 선발된 재학생 12명이 참여했다. 의료팀 중 예진팀으로 참가했던 배정인(간호학과 2), 임선우(의학과 4) 씨와 어린이교육팀 팀장으로 활동한 김준영(기계공학부 3) 씨로부터 의료봉사 활동과 소감을 들었다.

 

▲ 재학생 봉사단은 면접을 통해 선발됐으며 예진팀, 어린이교육팀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 김준영 학생
▲ 재학생 봉사단은 면접을 통해 선발됐으며 예진팀, 어린이교육팀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 김준영 학생

이번 의료봉사에서 어떤 활동을 했나요.

배정인: 저는 예진팀에서 환자 접수, V/S Check(Vital Sign Check, 혈압과 체온 등 기본 활력징후 체크), 병력 청취 및 진료과 배정, 차트 관리를 했어요. 접수부터 인적 사항, 나이, 임신 여부 등을 확인하고 각종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임선우: 저도 예진팀에서 활동했고 배 씨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통역팀과 함께 환자들의 증상을 구체적으로 물어본 후 어느 과로 보낼지 검토하는 역할을 했어요.

김준영: 어린이교육팀은 과학팀, 미술팀, 체육팀의 세 팀으로 나눴어요. 과학팀은 화산 폭발 실험, 달걀 낙하대회 등을 진행했어요. 미술팀은 비누 만들기, 국기 색칠하기, 명찰 만들기 등을 진행했고 체육팀은 단체 줄넘기나 피구, 꼬리 잡기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의료봉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배정인: 환경이 열악했던 게 가장 힘들었어요. 실외에서 진료했는데 매우 덥고 습하고 벌레도 많았죠. 불도 잘 안 들어와서 저녁에는 어두운 곳에서 진료해야 했어요. 환자들이 워낙 많이 오니까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식사도 교대로 했습니다.

임선우: 큰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언어의 차이로 인해 아픈 곳을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환자들이 워낙 많이 오셔서 한 분 한 분 자세히 봐 드리지 못한 것도 아쉽습니다.

 

▲ 어린이교육팀은 현지 아이들에게 미술, 체육, 과학 관련 수업을 진행했다. ⓒ 김준영 학생
▲ 어린이교육팀은 현지 아이들에게 미술, 체육, 과학 관련 수업을 진행했다. ⓒ 김준영 학생

김준영: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교육시설도 잘 갖춰지지 않아서 계획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도 7월 한 달 동안 철저히 준비했기에 큰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배정인: 첫날 진료 시간이 상당히 지체됐어요. 약제팀의 경우 약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다른 팀들이 도와줘야 했죠. 그래서 청소를 못 하고 있었는데, 초등학생도 안 되는 아이가 빗자루로 청소하고 있는 걸 발견했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고 반성했죠.

임선우: 가기 전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거로 생각했어요. 의대생이지만 실제로 실무를 해본 적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예진하면서 어떤 증상을 들으면 관련 질환들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그 질환과 관련된 추가 질문들을 할 수 있었죠. 그동안 배운 것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 뜻깊었습니다.

김준영: 마지막 날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했어도 프로그램이 완벽하진 않았을 텐데, 아이들이 너무 잘 따라와 주고 호응도 잘 해줬죠. 마지막에 아이들 한 명씩 포옹했는데 그때 울컥했어요.

 

▲ 의료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뜻깊고 보람찬 활동이라며 추천 의사를 밝혔다. ⓒ 김준영 학생
▲ 의료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뜻깊고 보람찬 활동이라며 추천 의사를 밝혔다. ⓒ 김준영 학생

이번 의료봉사를 통해 느낀 점과 소감은요.

배정인: 나중이 아닌 지금 당장 나눔을 실천하자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의료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어요. 

임선우: 그곳의 환자들에게 증상이 얼마나 됐냐고 물으면 최소 5년간 지속됐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심지어 몇 년 전에 오토바이 사고가 난 뒤로 머리가 아팠다는 분도 계셨어요. 그런 사고를 겪고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신 거죠. 기회와 능력이 허락한다면 계속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김준영: '함께한대'와 학생인재개발처 사회봉사팀 등 여러 단체에서 지원해 준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사전 교육과 캄보디아어 교육을 진행해 주신 '함께한대'의 이종석 선생님, 몸이 아프신 데도 쉬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셨던 김희진 교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출처 : 뉴스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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