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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을 찾은 노벨상 수상자
조회 2375 2016-02-17 15:12:05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인정받는 노벨상. 특히 순수과학 분야에서 이 상을 수상한 과학자는 ‘꼭대기에 올랐다’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영광을 안은 세계적인 과학자 두 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한양인들에게 찾아왔다.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톡! 톡! 과학콘서트’를 위해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루이스(Louis J. Ignarro) 교수와 200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페테르(Peter Grunberg) 교수가 우리대학을 방문한 것.이들은 지난 4월 18일, 서울캠퍼스 백남학술정보관 6층 국제회의실에 모인 한양의 예비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값진 경험을 선물했다.

이번으로 9회째를 맞은 과학콘서트는 서울대 강진아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 날은 ‘세계 속의 과학기술, 노벨상에 도전합니다.’라는 주제로 루이스 교수와 페테르 교수뿐 아니라 성균관대 안종현 부교수, 포항공대 이상현 연구교수, 한국과학기술원 김진현 책임연구원 등 우리나라의 젊은 과학자들이 참석했다. 함께 자리를 빛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김도연 위원장은 “21세기 우리나라의 과학의 발전은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초과학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노벨상 수상자를 두 분이나 모실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과학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동기 부여는 노벨상을 위한 첫 걸음”

여는 말에 이어 루이스 교수는 과학기술의 미래와 노벨상 수상을 위해 한국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역설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과학 분야의 연구는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 앞으로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뚜렷한 목표의 설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한국은 대학과 각 기관들이 현재의 우수한 연구프로그램을 좀 더 발전시켜 젊은 과학자들에게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루이스 교수가 뇌혈관 계통의 새로운 치료약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인류를 위한 치료약을 조속히 개발하자’는 다짐이 연구의 동력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루이스 교수는 노벨상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역설하기도 했다. 노벨상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상이었지만, 자신이 그랬듯 젊은 과학자들도 이것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며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상’이라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는 꾸준한 연구 끝에 ‘독창적인 발견’, 즉 새로운 분야를 창조하는 성과를 얻게 되니 노벨상의 영광에 가까워지더라”는 조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노벨상은 근면, 성실한 과학자들에게 찾아온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페테르 교수 역시 ‘호기심을 가지고 연구에 매진하는 것’을 노벨상을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거대자기저항(GMR) 발견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집중력을 바탕으로 근면 성실하게 연구에 임하다 보니 우연처럼 연구 성과가 찾아왔다”며 "앞서 루이스 교수가 말한 것처럼 나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앓아 온 파킨슨병이 GMR을 통한 음성인식기술 개발에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에는 분야를 초월한 과학연구의 필요성도 절실히 느껴 새롭게 매진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수 과학자들에 대한 지원 노력 … 한국도 곧 노벨상 수상자 배출해낼 것”

강연이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져 노벨상 수상자들로부터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은 ‘한국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어떤 환경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가’를 두 교수에게 질문했다. 이에 루이스 교수는“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정부가 특정정책을 추진하려고 하기 보다는 연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페테르 교수는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적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들은 김도연 위원장은 “우리도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진들이 즐겁게 연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며 “정부도, 투자기관도, 그리고 과학자 본인들도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꾸준히 역할을 다 하고 있어 한국의 노벨상 수상도 멀지 않은 미래의 일이라 생각한다”는 기대를 드러내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토론에 이어 콘서트에 직접 참석한 청중들과 노벨상에 관심이 있는 많은 대중들에게 직접 질문을 받는 순서도 있었다. 특히 우리대학의 김다운 양(공과대·신소재 2)은 학부생임에도 불구하고 페테르 교수의 연구 분야에 관련한 깊이 있는 질문을 해 좌중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 양은 행사 후 “가슴이 벅찬 순간이었다”며 “페테르 교수님의 노벨상 수상 논문을 읽으며 과학도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존경하는 교수님을 만나 실제로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감동을 전했다.

콘서트에 참석한 학생들과 노벨상 수상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으로 마무리된 이번 행사는 우리대학의 예비 과학자들에게 자극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최현정 양(공학대학원·화학공학 1기) 은 “대학원에 입학해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연구에 임해야 할지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강연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등장할 한국의 첫 노벨상 수상자가 이 날 행사에 참석한 한양인들 중 한 명이 아닐까 기대해본다.

이혜진 학생기자
coolppee@hanyang.ac.kr

201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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