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병원은 지난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대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적정성 평가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이광현(한양대학교 병원) 병원장은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분이 고생해 성취한 결과”라고 말했다. ▲ 이광현(한양대학교 병원) 병원장이 4대 암 적정성 평가에서 얻은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는 매년 시행한다. 올해는 2016년 1년 동안 4대 암 수술을 받은 만 18세 이상 환자들이 치료 대응력, 진단적 평가 및 기록 충실도, 환자 교육, 항암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 영역을 평가한 결과다. 점수에 따라 1~5등급과 등급제외로 나뉘며 90점 이상이 나와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대학 병원은 대장암은 6회 연속, 유방암은 5회 연속, 폐암은 4회 연속, 위암은 3회 연속 1등급을 받아 왔다.
3년째 병원장 자리를 맡아 힘을 보태는 이 씨는 우리대학 병원 교수, 전공의, 간호사들의 실력이 최고의 병원들과 실력을 나란히 하고 있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앞으로도 우수한 실력을 기반으로 다른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합니다.”
우리대학 병원은 지난 2016년 의료진 평가에서 1등급-가를 받았다. 의료진 평가는 1등급 중에서도 가, 나, 다로 나누어져 있고 ‘가’가 가장 높은 점수다. 1등급-가를 받는 병원은 소위 ‘빅 파이브’(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성모병원) 와 같이 병실, 연구실적, 의료진 수, 특허 수, 중환자 수가 많은 병원이어야 한다. 이 씨는 당시 모든 병원이 결과에 놀랐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4~5년 전만 해도 우리대학 병원은 적자에 시달렸다.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왔어요. 다른 대학교수들도 우리 병원을 보고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할 정도였죠. 이제는 단기간에 우뚝 선 모습을 보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더군요.” 짧은 시간에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던 이유는 노조와의 협상, 그리고 병원 시스템의 개선이다.
▲ 적자였던 한양대학교 병원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덕분이었다며 이광현(한양대학교 병원) 병원장은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당시 의료원장은 노조 지부장이랑 노조원들을 자주 만나려고 애썼다. 임금 조정에 관한 병원 정보도 공유했다. 의심과 오해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통을 많이 했습니다. 노조도 당시 병원 재정이 어려운 걸 알기 때문에 같이 걱정하고 이해하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단체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5년 전엔 환자가 많아 진료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끝나면 검사실 문을 닫았다. 그럼 환자는 다음 날 또 병원을 찾아야 했다. 의사도 마찬가지다. 수술과 진료가 없으면 일찍 퇴근하기도 했다. 환자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심각성을 느낀 이 병원장은 파트타이머를 고용해 접수를 연장하고 성과가 낮은 의사들을 만나 개선 방안을 논의 했다. “병원이 환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병원이 흑자를 보는 것은 물론, 좋은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자긍심도 생길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대학 병원은 4대 암뿐 아니라 급성기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도 7회 연속 1등급을 받아 ‘치료 잘하는 병원’의 타이틀을 이어가는 중이다. 우수한 실력을 갖춘 의료진을 기반으로 노조와 소통하며 환자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한양대학교 병원. 더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글/ 옥유경 기자 halo100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