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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어주는 교수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실존할까
조회 1342 2022-08-03 13:16:09


자폐 스펙트럼은 영유아기부터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경발달장애
미국에서 최초의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가 탄생하기도
“발달장애인은 더불어 살기 어렵다는 인식 버려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인 ENA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화제다. 따뜻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뜨겁다. 김인향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부터 자폐 스펙트럼의 정의와 실태에 대해 들었다. 

 

▲김인향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인향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자폐 스펙트럼은 영유아기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경발달장애다. 사회적 상호 작용의 결함과 반복적인 행동, 제한적인 관심사가 그 특징이다. 이들에 대해 김 교수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기에 눈을 잘 못 맞추거나 표정과 제스처 사용이 부적절할 수 있으며 친구를 사귀거나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한 주제에 집착하는 것도 자폐 스펙트럼의 주요 증상이다. 극 중 우영우가 고래에 집착하는 것처럼 지하철 노선, 곤충, 냄비 종류 등 다양한 주제에 집착을 보인다. 이 외에도 메아리처럼 타인의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반향어를 보이기도 하고, 반복적으로 손가락을 튕기거나 까치발을 들거나 위아래로 점프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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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편견과 오해를 딛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식 홈페이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단일 질환이지만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인지 수준에 따라 환자마다 수행할 수 있는 기능 수준이 다르다.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회에 등장한 자폐인 남성은 6세~10세 정도의 지능을 가진 반면, 주인공 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의 높은 지능을 가졌다.

이와 같이 자폐 스펙트럼의 한쪽 극단은 지능이 낮고 대화가 어려우며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다른 극단은 지능이 매우 높아 오히려 비장애인한테 없는 천재성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이 ‘서번트 증후군’이다. 서번트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 환자 중에서 한 가지 영역에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경우를 말한다. 기억력, 음악, 수학, 공간지각능력, 미술과 같은 분야에 특별한 재능을 보인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일부분에 속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함과 제한적인 관심사,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지만 언어 능력이나 인지 능력에는 장애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불리기도 하는데, 지능이 비장애인과 차이가 없다. 김 교수는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받지 않고 살아가거나 중고등학교 시기에 진단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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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굿닥터'에서처럼 우수한 지능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의사나 교수가 된 사례가 있다. ⓒ 로고스 필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처럼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가 현실에도 존재할까. 김 교수는 우영우의 경우 서번트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영우와 유사한 정도의 서번트 증후군 자체는 매우 드물지만, 2019년 미국에서 최초의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가 탄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성이 떨어져도 매우 우수한 지능을 가진 경우, 의사나 교수가 되는 사례가 실제로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과의 상생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다. 김 교수는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가장 큰 선입견으로 '장애 정도가 심해 타인과 더불어 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잘 알고 배려한다면 충분히 함께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쉬운 언어로 의사나 감정을 명확하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변화를 싫어하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크게 당황하기 때문에 사소한 변화라도 미리 알려주어 대비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자폐는 스펙트럼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고, 자폐 성향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약하다 혹은 강하다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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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향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한 발달장애인 치료를 연구 중이다. ⓒ 한양대학교 병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증상이 다양하고 조기에 진단을 내리기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며 “주로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내리는데, 대기가 길어 치료받기에 가장 좋은 시기를 놓치곤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김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한 치료를 연구 중이다. 조기에 객관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도록 만드는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김 교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또 다른 선입견이나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고,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우영우 정도의 기능은 돼야 한다는 인식이 생길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한양인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자폐 스펙트럼 환자들은 고지식해 보일 수 있지만 충직하고 성실하며 한결같은 분들이 많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지니고 있기도 하고,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독특한 발상과 창의성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뉴스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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