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동티모르 유학생 벤자민 바노(28)씨는 서툰 한국말로 자신을 도와준 한국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돼지 기생충에 뇌가 감염되는 낭미충증에 걸려 학업 중단 위기에 처했던 이국의 청년은 ‘천사 같은 사람들’을 꼭 기억해달라며 대학생과 대사관 직원, 천주교 신부와 의대 교수들의 이름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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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티모르 한국대사관의 신중일 서기관은 지난달 27일 소식을 듣자마자 퇴근 이후까지 한국 의료진에게 전화를 돌렸다. 신 서기관은 수소문 끝에 세계보건기구(WHO) 사무관으로 동티모르에서 기생충을 연구하다 올해 초 한양대 의대로 온 김성혜 교수에게 연락이 닿았다. 김 교수는 다시 고등학교 동창인 김우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에게 도움을 청하며 ‘바노 구하기’ 작전을 이어갔다. 김우준 교수는 얼굴도 모르는 유학생의 치료를 흔쾌히 승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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