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는 이유는 따뜻한 날씨뿐만 아니라 유독 가족 관련 기념일이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이 몰려 있는 5월은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족들이 서로를 더 챙기는 달인 5월, 한양인들도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사랑이 넘친다.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한양인들을 찾아봤다.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병원학교 우리대학 서울병원 7층에는 조금 특별한 공간이 있다. 병원학교 누리봄 교실이 그곳이다. 지난 2005년 11월에 문을 연 누리봄 교실에선 3개월 이상 입원하는 소아암 환아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누리봄 교실은 성동구 내 초·중·고등학교 현직 교사들과 우리대학 봉사 동아리 ‘한양어린이학교’ 학생교사 등 100여 명의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장기간 입원으로 인해 정상적 학교 생활이 힘든 70명 가량의 환아들이 병원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대일로 진행하는 정규 과정 외에도 논술교실, 웃음치료, 구연동화 등 다양한 수업들이 각 분야 전문 교사들의 지도 아래 누리봄 교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병원학교 원장인 이영호(의대·소아청소년) 교수는 “많은 사람들의 봉사와 사랑 덕분에 우리 병원학교가 운영될 수 있다”며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양가족들의 사랑이 모여 자칫 교육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환아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대학 ERICA캠퍼스는 안산시와 연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 된 ‘드림스타트’ 사업은 지역과 대학을 연결하는 봉사활동의 백미이다. 드림스타트 사업은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저소득 및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통합 복지 체계이다. 드림스타트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대학은 선부동 청소년공부방에서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RICA캠퍼스 사회봉사단 서동호 과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파견된 학생 수가 적은 편”이라고 말한 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지원 규모를 늘려가도록 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RICA캠퍼스 사회봉사단은 드림스타트 사업 외에도 지역 주민을 위해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ERICA캠퍼스 개교 30주년을 맞아 시작한 도배 봉사는 지금까지도 정기적으로 이행되고 있다.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꾸준한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ERICA캠퍼스 봉사활동의 목표이다. 진정한 봉사의 첫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우리대학 사회봉사의 가장 큰 난점은 상대적으로 쉬운 봉사활동에 학생들이 몰린다는 점이었다. 청소년 캠프 등 짧은 기간 동안 봉사가 인정되는 경우는 수강신청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신청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점을 위해 쉬운 봉사활동만 노리는 얌체족들이 많이 줄었다. 2009년 신입생부터 사회봉사가 기초필수 과목이 됨에 따라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깨달은 학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캠퍼스 사회봉사단 이상용 직원은 “노인 복지시설이나 장애우 복지시설을 찾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홍형래(사회대·행정 2) 군은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내게 필요한 봉사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봉사를 해야 한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봉사의 참 의미를 밝혔다. 한양가족의 후배 사랑 지난 3일, 서울캠퍼스 주변 호프집에 조금 특별한 사람들이 모였다. 20대와 50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자리는 우리대학 78학번 동문들이 한데 모여 특별한 손님들을 초대한 자리이다. 78학번 동문회 4기 장학생들이 이날의 주인공이다. 78학번 동문들은 지난 2008년 입학 30주년을 기해 정기적으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매 학기마다 15명의 후배들이 선배들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4기 장학생으로 선정된 김현호(경금대·경금 4) 군은 “이런 자리를 통해서 선배들과 교류할 수 있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선 78학번 동문 9명과 역대 장학생 30여 명이 함께 회합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석동률(토목 85년 졸) 동문은 “선·후배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교류다”라며 “장학금도 장학금이지만 한양가족의 이름으로 하나 되는 자리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한양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가족의 또 다른 이름, 한양 대학생에게 어린이날은 그저 일상 속에서 맞이하는 달콤한 공휴일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가슴 한편에는 어린이날을 맞이하며 느끼던 설렘이 남아 있을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갔거나 부모님으로부터 선물을 받던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미소와 함께 떠오르곤 한다. ‘가정의 달’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미소에 담겨 있다. 한양의 학생, 교수, 교직원은 ‘사랑의 실천’이란 가훈 아래 모인 한가족이다. 넓게는 지역사회와 한양가족의 가족 역시 모두 하나의 큰 가정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가정의 달 5월은 조금 더 서로를 챙기며 사랑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랑이 넘치는 한양의 5월은 따뜻하다. |
송재진 취재팀장 ssongok@hanyang.ac.kr 사진제공: 한양대학교 병원학교 보건복지부 |
201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