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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한양인들의 리더십 사례를 발굴하고 함께 공유하고자 제1회 ‘HYU 사랑의 실천 리더십 실천사례 공모전’이 열렸다. 이번 공모전은 첫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공모전 못지않게 많은 한양인들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첫 대상의 영예는 정현진(의대·의학 2)양이 차지했다. ‘현진이의 일곱 켤레 신발’ 이란 제목으로 평범한 일상 속 리더십을 잘 표현한 정 양을 위클리한양에서 만나봤다. 수상을 축하한다.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어떤 사례로 공모했는지 궁금하다. 나는 항상 한 켤레 내지 두 켤레의 신발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그날 일과가 무엇이냐에 따라 신발을 바꿔신기 위해서다. 보통 등교 할 때 신는 신발은 플랫슈즈다. 바쁘게 움직여야 할 일이 있을 때도 발이 편한 플랫슈즈를 신는다. 수업시간 중 발표가 있거나 저녁에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면 챙겨온 굽 있는 구두로 갈아 신는다. 굽 있는 구두를 신으면 몸에 적당히 긴장도 되고 자신감도 생기기 때문이다. 일과가 끝나고 공부를 하러 도서관을 향할 때면 슬리퍼가 선택이 된다. 이렇게 신발은 내게 주어진 역할을 대변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나와 내 신발을 엮어봤다. 제각기 사연이 담긴 일곱 켤레의 신발에 대해 발표했다고 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신발이 있을 것 같다.
다른 한 켤레의 신발에 담긴 사연도 들려 달라. 워커는 용기를 얻게 해준다. 한샌병 환자를 만나러 갈 때도, 비행기 안에서 응급환자와 마주쳤을 때도 그 워커와 함께였다. 한샌병 환자를 만나기 전, 병의 전염성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환자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아 타인에게 적대적인 성향이 있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막상 만나니 그런 고민을 했던 게 부끄러울 정도로 잘해주셨다. 한번은 워커를 신고 비행기 탔는데 기내에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돕고 싶었다. 하지만 정식의사도 아닌 내가 섣불리 나섰다가 환자가 잘못될까 두려웠다. 끝내 그 환자를 돕지 못했다. 그 짧은 순간 정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그 워커를 보면 그런 일들이 생각나 용기 있게 살자고 다짐하곤 한다. 지난여름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 중 활발한 봉사활동을 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청년 슈바이처 상도 받았다고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꿈이 외과의사가 돼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유엔이나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소속돼 세계 각국의 오지로 진료를 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전공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오지에 가서 진료하다 모르는 게 있을 때 도줄 수 있는 것은 내 머릿속 지식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
최윤미 학생기자 wowym@hanyang.ac.kr |
200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