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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및 루게릭병 치료의 선두 주자 김승현 교수
조회 2127 2016-02-17 13:20:16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질환이다. 8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치매 발병 확률은 30퍼센트를 넘는다. 최근 치매 환자의 연령층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50대 치매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치매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증가했다. 정부도 치매 치료 관련 정책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월 20일, ‘제 2회 치매극복의 날’ 행사에서 김승현(의대·의학) 교수가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역의 대표적인 치매 치료사로서 그 공로를 인정받은 김 교수를 위클리한양이 만나봤다.

지역주민의 치매를 책임지다

지난 2007년, 서울시에서는 ‘치매 관리 프로그램’을 개설해 자치구마다 치매지원센터의 개소를 추진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각각 절반씩 비용을 투자한 이 프로그램에서 본교 의료원이 최초로 치매지원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김 교수는 성동구 치매지원센터장으로 지내면서 지역주민의 치매 예방 및 치료를 위해 힘써왔다.

“당시 치매지역센터 시범사업에 많은 자치구가 뛰어들었습니다. 서울시에서 매년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환자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지역주민 치료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홍보가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치매 지원센터에 관한 노하우도 없었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죠. 치매지역센터는 방문하는 모든 지역민에게 초진 검사를 무료로 실시합니다. 저소득층이나 독거노인들에게 무상으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성동구 치매지역센터는 노인들을 위한 인지 개선 프로그램과 실버 라운지(Silver lounge) 등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인들과 함께 하는 소풍, 결혼 30주년을 맞은 부부들을 위한 황혼 결혼식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의미 있는 행사를 함께 병행하기에 지역센터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의 호응도가 높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치매의 특성상 센터 내에서 환자를 모시고 오고 가는 일이 많습니다. 환자가 갑자기 사라져 전 직원이 찾으러 나선 적도 있죠. 결국에는 화장실에서 환자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웃음) 치매 환자는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집니다. 본인이 위치한 장소와 시간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환자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기 어렵지만 치매 치료에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센터에서도 모두 하는 일이지만 처음 센터를 운영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이번 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잘해서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웃음)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했다고 상을 준 것이죠. 하지만 저희 센터의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에게 필요한 자료 등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루게릭병 치료의 가능성을 열다

김 교수는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완치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치료법이 없다’는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다른 사실이다. 또한 그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채식 중심의 식생활 개선과, 최소 주 3회의 운동, 바둑 및 음악 등의 취미활동이 바로 치매 예방 방법들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을 줄이고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것도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긍정적인 생각과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강조했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10-20퍼센트는 완치가 가능합니다. 치매는, 하등 동물에게는 없는, 사람에게만 있는 질병이죠. 사고, 판단, 적절한 행동 등을 인지기능이라고 합니다. 치매 환자의 경우 인지기능은 떨어지더라도 본인의 감정, 직관, 살아가는데 필요한 눈치, 마음으로 와 닿는 부분 등은 변함이 없습니다. 치매 환자들을 대할 때에는 논리적으로 잘못된 것을 지적하기 보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기들의 경우 인지기능은 발달하지 않았으나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방긋 웃어주곤 하죠. 이처럼 치매 환자에게도 본연의 감정을 유지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 안을 때 소통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영화 「블랙(Black)」처럼 말이죠.(웃음)”

지역주민의 치매 치료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교수, 그는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왔던 루게릭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의 자가줄기세포 치료법으로도 의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달 28일 본교 의료원은 필리핀 세인트루크스의료원(St. Luke's medical center)과 신경계질환 줄기세포치료 연구에 대한 상호협력관계 유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 교수는 현재 신경과 줄기세포치료팀의 수장으로 주기적으로 필리핀을 방문, 환자 치료 및 특강에 나서고 있다.

“이번 양해각서는 필리핀 마닐라의 한 시장(市長)의 부인을 치료하게 된 것과 인연이 닿아 체결하게 됐습니다. 줄기세포 치료법은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와 그렇지 못한 환자로 나뉘지만 치료법이 없는 상태에서 몇 사람의 환자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기술력과 필리핀의 시설 및 장비가 서로 협력해 난치성 질환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열정과 자신감으로 무장하라

김 교수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를 나타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기초 연구와 임상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안정된 치료를 가능케 하는 것이 의사의 기쁨이라며 의사의 길을 걷게 될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본인이 성실하고 환자 입장에서 무엇을 해 줄 것인가 하는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의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가 되는 길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인내를 요구합니다. 새로운 의학지식이나 치료법 등은 1년이 지나면 구지식이 됩니다. 항상 새롭게 공부하며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열정과 자신감을 갖추길 바랍니다.”

인터뷰 직전까지 환자들을 상담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던 김 교수가 마지막으로 본교 의료원 발전 방향에 대한 소견을 들려줬다.

“기업 중심 병원, 대형 병원들이 들어서면서 전문화와 특성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파급효과는 바로 그 지점에서 생기는 것이죠. 다른 병원에서 못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며 새로운 분야를 키워나갈 때 의료원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직원 모두 내가 아니면 이 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는 마음으로 조금 더 친절하게 환자를 대해야 합니다. 시설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 것이죠. 특성화 사업과 전문 분야 육성에 못지않게 감동을 주는 측면이 중요한 것입니다.”


글 : 박준범 취재팀장 thisplus@hanyang.ac.kr
사진 : 김형록 사진기자 hyunglok@hanyang.ac.kr


학력 및 약력

김 교수는 지난 86년 본교 의대를 졸업, 99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베일러의대(Baylor College of Medicine) 신경과와 뇌신경연구소에서 연수과정을 거쳤다. 그는 지난 93년부터 의대 신경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신경과학회 학술이사, 대한치매학회 이사, 성동구 치매지역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9월, 김 교수는 ‘제 2회 치매극복의 날’ 행사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지역주민 치매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9-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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