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의 위대함은 하나가 되는 어우러짐에 있다. 잘난 한명의 연주자, 지휘자로 위대한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없다. 단원 한명 한명의 진실이 담겨야 비로소 그 빛을 발휘하는 것이 오케스트라다. 각자 개성도 성격도 취향도 다르지만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땀방울을 흘려 온 이들이 있으니, 바로 의대 오케스트라 동아리 ‘키론’이다. 무더운 여름, 순수한 학부생들로 구성된 ‘키론’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한여름 밤을 수놓은 애잔한 선율의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지난달 31일 백남음악관에서 의대 오케스트라 동아리 ‘키론’의 제 35회 정기 연주회가 열렸다. 공연이 열린 백남음악관은 공연 전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고 있었다. ‘키론’의 땀방울이 스며들어 있는 멋진 협연을 보기 위해 찾아 온 관객들 덕분이었다. 이번 공연은 2부로 나눠 진행 됐다. 1부에서는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슈베르트 ‘미완성 8번 교향곡 1악장’, 그리그 ‘페르퀸트 조곡 제1번 중 “아침의 기분"’ 등 총 세곡이 연주 됐다. 2부에서는 ‘키론’의 야심작 모짜르트 교향곡 40번이 울려 퍼졌다. 슈베르트는 모차르트의 이 곡을 일컬어 ”천사의 음성이 들리는 곡이다“고 표현했다. 관객들도 ‘키론’이 전해준 잔잔하고 애잔한 천사의 음성을 들었는지 공연이 끝나자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키론’은 학기 중 매주 월요일에 모여 연주 연습을 했다. 학업과 오케스트라 연습을 병행하느라 지칠 때도 있었지만 오케스트라 단원 각자는 틈틈이 실력을 연마해 왔다. 연습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개인 레슨을 받아가며 보충했다. 방학 후 공연이 있기까지 3주 동안은 매일 같이 모여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한여름 밤을 수놓은 감동의 공연 뒤에는 ‘키론’ 단원 한명 한명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오케스트라 협연 지도는 김형국(음대·작곡 4) 군의 도움을 받았다. 악장을 맡고 있는 김정원(의대·의예 2) 양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 준 단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맡았던 박진(의대·의예 2) 양은 공연을 마친 후 “이 날을 위해 준비해왔던 지난 1년간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쳤다”며 “연습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고 성황리에 공연을 끝낸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키론’이 연주한 슈베르트의 ‘미완성 8번 교향곡’처럼 이들의 연주는 미완성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미완성을 보완해 나간 그들의 노력이 아름답다. 연주가 끝나고 앵콜을 요구하는 객석의 환호가 터져 나오기 전까지 짧은 시간의 적막. 이 짧은 적막이 선사한 감동을 말로 전할 자신이 없다. 기사가 전하지 못한 이야기는 그 적막을 향유한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받을 것이다. |
이지훈 학생기자 realeasy@hanyang.ac.kr |
2009-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