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頭頸部癌)은 머리와 목 부위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두경부암의 여러 종류 중 흔히 알려진 암은 갑상선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침샘암이다. 전체 암 발병률 7위지만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이에 한양대학교 병원은 작년부터 ‘세계 두경부암의 날’로 지정된 7월 27일에 행사를 진행한다. 일반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두경부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 한양대학교병원 본관 3층 강당에서 지난 27일 세계 두경부암의 날을 맞아 강연 및 무료검진이 진행됐다. 환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강연을 집중하여 듣고 있다.
‘두경부암: 아는 만큼 이긴다’ 강좌가 지난 27일 한양대학교 병원 본관 3층 강당에서 열렸다. 행사는 정필상 교수(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회장), 안순현 교수(서울의대 이비인후과), 송창면 교수(한양의대 이비인후과), 태경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암센터)의 강의와 무료검진으로 이뤄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사를 주최한 태 교수는 흡연과 음주가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임을 밝혔다. “두 요소는 암 발병과 80% 정도 연관이 있을 만큼 치명적입니다.” 최근 구인두암 발병과 연관이 깊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도 높였다. “주로 고령자와 술과 담배를 남용하는 사람들이 두경부암을 앓는 반면,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술과 담배 남용 내력이 없으며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나타나 암을 일으킵니다.”
모든 강사들이 강조한 것은 ‘조기 예방’이다. 두경부암의 주된 증상은 3주 이상 지속하는 목소리 변화와 구강 점막의 적백색 반점이다. 하지만 눈에 명확히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진단 시 암 3~4기로 판정된다. 3기부터는 암이 전이된 상태. 특히 말기암(4C기) 전 단계인 4B기(4A-4B-4C)로 접어들면 수술이 불가능하다.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암 성장을 늦추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안 교수는 2차 암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영상검사를 여러 번 해도 5mm이하의 암은 보이지 않습니다. 완전히 제거가 안 되면 1~2년 안에 새로운 종양이 발생하죠. 따라서 수술이 끝나도 몇 년은 병원에 자주 들려 검사를 해야 합니다.”
▲ ‘두경부암은 무엇이며, 어떤 사람이 걸리나요?’를 주제로 정필상 교수(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회장)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정 교수는 두경부암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의료진에 대한 신뢰’로 꼽았다. “인터넷상에는 허황된 정보가 많습니다. 환자분들은 인터넷을 보지 말고 의사들을 끝까지 믿고 따라와 주길 바랍니다.”
작년 무료검진에서는 한양대병원 교수와 타 병원 교수가 공동으로 약 100명의 환자를 진찰했다. 조기 암은 아니지만 갑상선에 혹이 있는 환자들을 다수 발견했다. 올해는 34명의 환자를 검진했다. 초진 이후 필요 시 후두내시경,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무료 검진은 별도의 신청을 하지 않아도 행사 당일 방문하면 받을 수 있다.
글/ 옥유경 기자 halo100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