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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한 대가 또 도착했다. 간호사들의 손길은 더욱 빨라지고 의사들의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응급실 내부는 긴박감이 흐르고 환자들의 신음소리와 보호자들의 애꿎은 외침이 기계음과 뒤섞여 메아리친다. 이렇게 응급실의 하루는 오늘도 숨 가쁘게 돌아간다. 응급의료 종사자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환자들 때문에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임태호(의과대·응급의학) 교수 역시 지금도 응급실을 지키며 절박한 상태의 환자들을 구해내고 있다. “일반 외래 의사는 환자를 보면 가장 먼저 흔한 질환부터 보는 반면 응급실 의사는 가장 위중한 상태를 가정하고 진료하게 된다. 예를 들어 환자의 가슴이 답답하다면 외래에서는 소화불량으로 생각하지만 응급의학에서는 심장 혈관이 막혔을 경우를 가정한다”며 응급의학과 타 의학을 차이점을 설명하는 임 교수. 지난 해 12월 열린 ‘제 3회 응급의료전진대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의 주인공이다. ‘응급의료전진대회’에 대한 소개와 함께 수상 소감을 듣고 싶다.
응급의학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최근 10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응급의학과 응급의료체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덕택에 예전 같았으면 죽었거나 심한 합병증으로 고생했을 사람들이 꽤 살아났고 합병증도 겪지 않았다. 응급실 의사가 환자가 왔을 때 그 환자에 대한 진단을 바로 그 순간에 내려서 조치하는 일은 곧바로 환자의 생명과 연관된다. 그래서 응급의학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가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갑작스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전문적으로 잘할 수 있는 의사가 응급의료를 시행하는 경우와 그런 경험이 충분치 못한 사람이 환자를 보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응급환자의 생존율과 합병증 발병률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 응급의학의 현주소는?
10년 동안 응급의료에 종사하면서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심장이 멈춰서 응급실에 실려 왔다가 온전히 살아서 돌아간 환자들이 가장 인상 깊고 가끔 생각난다. 그 중 한 명은 학교 근처에 노모와 딸 셋을 부양하며 어렵게 사는 50대 남자 환자가 떠오른다. 그는 집에서 심장마비가 일어났고 응급실에 왔을 땐 심장이 이미 멎어있었다. 하지만 응급실의 적절한 심폐소생술로 되살아났다. 나중에 그 환자의 딸들이 병원 홈페이지의 감사의 글을 올리고 찾아와서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어떤 공장 청소부 아주머니도 갑자기 근무 중에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왔다가 5일간 혼수상태로 있다 깨어났다. 그 아주머니는 시력도 잠시 잃었지만 차츰 회복돼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외에도 응급실에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펼쳐진다. 응급의료와 관련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본교 의대 응급의학의 가능성은 어떠한가? 사실 우리학교 응급의학의 역사는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굉장히 빠르게 성장해서 다른 대학에 뒤지지 않는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갖췄다. 지금도 응급의료 제공에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고 다른 학교보다 앞서나간 분야도 있다. 서울병원은 이미 타 대학병원에 뒤지지 않는 수준을 갖췄고 구리병원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내부에서 본교 응급의료분야가 나중에 좀 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의학지식도 꾸준히 발전하고 변화한다. 응급의학 역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개발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변화에 대한 수용능력’을 갖출 것을 늘 강조한다. 향후 활동계획이 궁금하다. 응급의료는 병원 안의 응급의료와 병원 밖의 응급의료가 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나면 그 현장에서 병원에 올 때까지 그를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하느냐 그런 것들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체계라고 한다. 향후에는 병원 내부의 응급의료체계뿐만 아니라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체계를 성동구와 서울시와 협력해 개선시켜 나갈 노력을 계속할 계획을 갖고 있다. |
글 : 김준연 학생기자 halloween@hanyang.ac.kr 사진 : 권순범 사진기자 pinull@hanyang.ac.kr |
2008-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