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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청년 슈바이처 상 수상한 이수익 군
조회 1947 2016-02-17 11:51:28

신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슈바이처 박사는 베푸는 인생을 살기 위해 선교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가봉이라는 나라에 병원을 설립하고 90세로 생애를 마감할 때까지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봉사했다. 이 공로로 지난 53년 ‘인류의 형제애’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슈바이처 박사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의료인이 존경하는 인물이다. 국내에서도 그를 기리고자 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와 신문 ‘청년의사’가 지난 01년부터 청년 슈바이처 상을 제정해 매년 전공의와 의대생 두 부문에서 각각 학술상과 봉사상을 수여한다.

올해에도 청년 슈바이처 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14일 청년 슈바이처 상의 각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그 중 ‘사랑의 실천’을 강조해 왔던 본교 의과대 학생이 ‘제 7회 청년 슈바이처 상’ 의대생부문 봉사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바로 이수익(의대·의학 2) 군이다. 그는 ‘타의가 아닌 자의로 적극적이고 참된 봉사를 실천한’ 공로로 이 상을 받았다. 본교 건학 이념인 ‘사랑의 실천’을 묵묵히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이 군은 사람이 좋아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수상을 축하한다. 청년 슈바이처 상에 대해 소개해 달라.

현재 한국에는 전문의를 위한 상은 많지만 전공의, 의대생 등에게 주는 상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청년 슈바이처 상은 미래 한국 의료를 책임질 전공의와 의대생을 독려하고자 제정된 상이다. 해마다 4명의 수상자를 선정해 상을 주고 있다. 상을 받기 위해서는 소속 의과대학 관계자 한 분과 본교와 관계되지 않은 분의 추천이 필요하다. 이번 수상은 의과대학장 이하백(의대·의학) 교수님의 추천과 ‘한마음한몸운동본부’라는 천주교 단체의 추천을 받아 이뤄졌다. 이 단체와는 지난 05년 몽골에 단기 봉사활동을 다녀오면서 인연을 맺었다.

다양한 봉사를 꾸준하게 실천해 수상했다고 들었다.

지난 02년 SK그룹의 ‘Sunny’라는 대학생 단체를 통해 봉사를 시작했다. 이 단체는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행복을 부르는 병원’ 활동에 참여했다. 한 달에 한 번 조원들과 함께 병원에 가서 환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다. 병원에는 환자뿐 아니라 간병인 역시 지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후 지난 03년 대구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영어 통역 봉사를 했었고, 05년에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해외 봉사단 띠앗누리에 소속돼 ‘몽골 돈보스코 청소년센터 축사 건축’ 활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여의도 성모 병원에서 어린이들에게 마술을 보여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수녀님 소개로 성북구 성가복지병원에서 환자들을 간호하기도 한다. 이 병원은 의료 보험이 없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어 보험료가 체납돼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무료 진료해 주는 곳이지만 의료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지난 해 초부터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도움을 드리고 있다. 아직은 의료 지식이 부족해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하지만 앞으로 학교 실습 등을 통해 임상 경험을 쌓은 후 더 많은 힘이 됐으면 한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봉사를 하다보면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회의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행복을 부르는 병원’ 활동을 통해 건국대학교 병원에서 했던 봉사에서는 큰 보람을 느꼈다. 그 곳 소아 환자 중 전신 화상을 입은 여자 아이가 있었다. 온몸에 연고를 바르며 고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를 어떻게 기쁘게 해줘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 토끼 탈을 쓰고 연극을 했었는데, 아이가 정말 즐거워하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 부모님께서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큰 보람을 느꼈던 경험이다.

‘단기 봉사’에 한계를 느꼈던 경험도 있다. 지난 해 여름 전라남도 노화도에 독거노인들을 뵈러 갔었다. 그 곳에서 한 할머니를 찾아 갔는데 우리를 보시자마자 작년에 왔었던 학생이 다시 왔냐고 물어보셨다. 그곳에 다시 온다고 약속한 학생을 할머니께서 1년 동안 기다리신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아팠다. 지속적으로 하는 봉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결국 봉사하는 내내 할머니께서도 우리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셨다.

봉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봉사’라는 단어에는 상하관계가 느껴진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준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 활동’, ‘나눔’이라는 말을 주로 쓰려고 한다. 물질적으로 완벽하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봉사를 하면서 오히려 내 자신이 인격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양인도 봉사를 ‘인격 수업’이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했으면 한다. 취업과 관련된 수업도 많지만, 봉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수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기업에서도 봉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혹자는 ‘그 사람의 됨됨이는 힘없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가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했다. 즉, 봉사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를 실천하는 의대생으로서 앞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묻고 싶다.

의사가 병을 치료해야 하는지, 사람을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인턴을 통한 경험에서 봤을 때, 의사는 환자를 ‘병(病)’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즉, 환자를 치료 할 때 의사가 환자의 개인적 상황을 일일이 알기가 힘들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환자를 ‘사람’으로 보고 치료하는 것도 쉽지 않다. 홍대 앞에 ‘제네럴 닥터’라는 카페가 있다. 이곳은 카페와 병원을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심도 있는 진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루 8명 정도의 환자만 치료한다. 이러한 상황은 의사 개인에게 제정적인 문제를 줄 수도 있으며 많은 환자를 치료하지도 못하는 문제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국제 구호를 담당하고 싶은 희망이 생겼다. 현재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명예 사무처장으로 있는 한상태 박사처럼 되고 싶다. 이 기구는 전 세계 수십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말라리아 감소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각 국의 원조를 받아 이를 시행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전 세계 인류 보건을 위해 일하는 것도 큰 보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글 : 나원식 학생기자 setisoul@hanyang.ac.kr
사진 : 권순범 사진기자 pinull@hanyang.ac.kr

2008-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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