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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의료원으로 거듭난다
조회 2239 2016-02-17 11:42:28

병원이 달라지고 있다. 장례식장 사업 등 수익사업에 치중한다는 사회 일각의 비판과 더불어 고객인 환자를 외면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는 비단 특정 병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통해 고객인 환자중심의 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병원 평가를 비롯해 병원 관련 각종 서비스 지표 등 모든 정보가 환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병원으로 찾아온 환자만 대상으로 했던 의료봉사를 벗어나 병원 밖으로도 손길이 미치고 있다. 이른바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어린이 환자를 위한 각종 공연이나 특강, 바쁜 환자 가족을 위한 보호자 없는 병원,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치매센터 건립 등은 이제 병원이 고객 위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이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한다

지난 5월 어린이날 백남음악관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소아암, 백혈병 어린이 환자를 위한 제16회 ‘어린이날 큰잔치’가 열린 것. 본교 의료원(이하 서울병원) 한마음회 주최로 열린 행사는 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소아암, 백혈병 어린이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마련됐다. 한마음회는 소아암이나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의 부모가 중심이 돼 만든 어린이환자 후원 단체다. 행사에는 봉사동아리 ‘한양어린이학교’ 가 진행도우미를 맡았고, 마술 및 비보이 댄스그룹, 노래 공연 순으로 다채로운 볼거리가 이어졌다. 또한 매년 행사 때마다 점심식사를 제공해 왔던 신라호텔 측에서 올해 역시 참석자들에게 점심뷔페를 제공해 훈훈함을 전했다.

구리병원 역시 신생아 중환자들 졸업생들의 모임을 개최했다. 지난 5월 구리병원 강당에서 열린 행사는 미숙아로 태어나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주의를 안타깝게 했던 신생아들이 튼튼하게 성장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임에는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 30여 명과 가족들이 참석해 서로 육아체험 정보를 나누며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아과 김창렬(의대·의학) 교수는 “미숙아들의 출생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모임을 통해 미숙아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간병 걱정, 이제 그만 : 보호자 없는 병원 운영

서울병원 본관 16층 신경과 병동을 가면 ‘보건복지부 지정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병실’이란 간판을 볼 수 있다. 타 병실과 큰 차이는 없으나 환자 곁에서 수발하는 보호자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간병인 2명이 환자 여럿을 번갈아가며 식사보조와 운동을 보조하며 가족처럼 돌본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보호자가 상주하며 간병하거나 사적으로 간병인을 이용하지 않고 병원차원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간병서비스다. 환자들이 지불하는 하루 간병비는 1만 5천 원 선으로 사설 간병인 비용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적 환경이 여의치 않아 간병인을 고용할 여건이 안 되는 환자 가족들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정명숙(50·여) 씨는 지난 7월 가족이 백내장 수술을 받고 입원을 하자 간병 서비스를 신청했다. 정 씨는 “처음에는 성의 없이 돌봐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사설 간병인보다 환자를 정성으로 돌보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면서 “세심하게 보살펴 주니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천재익 총무과장은 “지난 6월 시범사업 병실로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반인데도 환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병원에 상주할 여건이 안 되는 보호자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호자 없는 병원은 본교 서울병원 이외에도 서울 건국대병원 등 4개 대학병원이 시범운영 기관으로 선정돼 내년 5월 말까지 1년 동안 시범 운영된다.

고령화 사회, 치매센터 운영으로 대비한다 : 성동구치매센터

의료기술 발전과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오는 2050년에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치매다. 치매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시와 본교 서울병원이 발 벗고 나섰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치매통합관리시스템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성수동에 성동구치매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가 들어선 것. 서울병원장 안유헌(의대·의학) 교수가 센터장을 맡았다.

지원센터에는 10여명의 치매전문 관리요원들이 치매예방과 조기진단 및 치료를 맡고 있다. 치료 뿐 아니라 인지기능 향상을 위해 실버라운지에서 회상요법 등을 실시하기도 한다. 안 교수는 “치매는 현재 완벽하게 예방하거나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하고 꾸준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병의 진행을 늦춰 양질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치료법과 검사법의 개발로 치매환자들이 건강하고 멋있는 노년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지원센터에서는 성동구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조기진단 시스템을 통해 치료대상을 치매위험군과 환자군으로 구분해 관리한다. 경미한 인지기능장애를 보이는 노인들은 센터 내에서 치료를 받고, 치료가 필요한 노인들은 한양대학교병원과 연계시스템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대부분 서울시와 성동구로부터 지원을 받게 돼 환자의 부담은 거의 없다.

“병원의 역할은 지역민의 건강과 의료 환경을 개선하는 것”

무료 주민진료도 실시하고 있다. 서울병원은 성동구보건소와 연계해 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을 시작으로, 7월에는 성동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홍보실 강희명 직원은 “병원의 역할은 진료 뿐 아니라 지역민의 건강과 의료 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다”면서 “사회사업과에서 매달 성동구민을 위해 소외된 계층에 무료진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음파, 엑스레이, 당뇨검사 등으로 혜택을 입는 사람은 매달 200여명 정도 된다”고 밝혔다. 의료봉사에는 하루 평균 200여명의 노인이 현장을 찾았다. 병원 측에서는 의사, 간호사, 약사를 비롯해 11명의 의료진을 파견해 세분화된 진료를 실시했다. 특히 당뇨, 관절염, 안과 등 각종 노인성질환을 담당하는 의사들이 주로 배치됐다.

안과 진료를 받은 오 모(72·여) 할머니는 “병원에서 진료 받는 것보다 오랫동안 자세히 진찰해 줘서 기뻤다. 눈만 치료받으려 했는데 엑스레이도 찍어주고 심전도 검사도 해줘서 마치 종합검진을 받은 느낌”이라고 고마워했다. 현장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서울병원 사회복지과 김영복 씨는 “지역 의료 봉사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연세 드신 분들이 검사를 받고 자신도 모르는 병을 발견해 조기 치료를 받을 때는 보람도 크다”며 “앞으로는 지역도 확대하고 횟수도 늘리는 한편 검사 종류도 다양하게 마련해 내실 있는 무료 진료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단에서 치료까지 한 번에 하는 무료 건강 클리닉 개최

구리병원 역시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 7월 병원강당에서 근육병 환자를 위한 무료건강 클리닉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자리에는 김영호 한국근육 장애인협회장을 비롯해 근육병 환자 40여명이 참석했다. 구리병원 재활의학과 염일해 치료사는 “자녀가 근육병을 앓고 있는 보호자의 제안을 듣고 작은 도움이나마 주고 싶어 근육장애인을 위한 무료 건강 클리닉을 개최했다”고 개최 동기를 설명했다.

특히 클리닉에서는 최신 진단과 치료, 재활치료의 정보를 제공했다. 근육병환자들이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물리치료나 운동 등의 재활치료를 우선 교육해 실생활에 도움을 주도록 한 것이다. 쌍둥이 아들이 근육병을 앓고 있어 대전에서 참가한 한 보호자는 “지방에서 사는 터라 물리치료도 마땅히 받을 곳이 없어 약만 먹었는데 치료요법을 배우니 집에서도 쉽게 아이들을 재활치료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재활요법을 배워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랑의 실천, 그 외연을 확대한다

환자를 위한 본교 의료원의 각종 활동이 기존에 병원을 찾은 주민들에 국한됐던 반면 앞으로는 지역 속으로 파고드는 봉사로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병원 성명순 사회복지사는 “현재 성동구를 중심으로 펼치고 있는 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봉사를 점차 이웃 중구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9월에는 전시행사를 통해 복지기금을 마련, 희망 나눔의 집 등을 비롯한 지역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 말했다. 그밖에 서울병원은 향후 미술전시회, 송년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마련된 기금을 지역단체에 기부하거나, 기저귀, 분유 등 소외계층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본교의 건학정신인 ‘사랑의 실천’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본교 의료원에 의해 외연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실천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정 현 학생기자 opentaiji@hanyang.ac.kr
은희창 인턴기자 kevin0791@hotmail.com
사진제공 : 한양대학교 의료원 홍보실

2007-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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