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지난해부터 ‘HY 옐로자켓 프로그램’ 실시해 예비 의료인으로서의 첫걸음, “봉사활동 통해 환자와 공감하길” 최연재 cwj960914@naver.com |
한양대 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들이 어수선하고 낯선 환경 속에서 가야 할 곳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그 때, 노란 자켓을 입은 이들이 환자에게 묻는다. “어떤 일로 오셨어요?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그제서야 환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목적지를 찾아간다. 노란 자켓을 입은 이들은 봉사활동을 하는 의예과 새내기들이다. 훗날,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 미리 일터를 찾아 환자들을 돕고 있다. 미래 일터에서 하는 봉사활동 지난해 2월 의과대학은 한양대 병원과 ‘ HY 옐로자켓 프로그램’의 실시를 약속하는 MOU를 맺어 학생들이 한양대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인의 필수 자질인 ‘공감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한 것. 의사란 직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개설한 프로그램이기에 예비 의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이 대상이다. 김현영 교수(의학과)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원에 오면 낯선 환경에 당황하기 마련”이라며 “봉사활동을 하며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 느끼는 감정을 공감했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병원 환경을 미리 체득하는 것도 또 하나의 목표다. 병원은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직원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이 일하는 곳이기 때문. 이들의 협력이 훌륭히 이뤄질 때 의료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병원 곳곳, 옐로자켓 입고 환자 돕는 의예과 새내기들 옐로자켓은 봉사활동을 할 때 입는 ‘자켓’에 신입생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합쳐져 지어진 이름이다. 봉사활동은 115명의 의예과 학생들이 총 4그룹으로 나뉘어 두 학기에 걸쳐 진행된다. 각 학생은 일주일 중 하루를 선택해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게 되며 총 4주간 진행된다. 한양대 병원 사회복지팀에 의해 10명씩 팀이 이뤄져 병원 곳곳에 배치되며 장소는 매주 변경된다. 환자와 보호자 안내가 주된 업무이지만 각 과에 부족한 일손을 보태는 일도 한다. 병원 로비에 위치한 학생들은 순번 대기표 뽑기, 수납, 처방전 발행 안내 등을 돕는다. 터치스크린으로 이뤄지는 처방전 발행 및 수납이 익숙하지 않은 방문자들을 위해 손수 번호를 입력해주기도 한다. 영상의학과에 배정된 학생들은 환자복 제공 및 촬영실 안내를 돕는다. 응급실에 배치된 학생들은 환자 이송을 돕기도 한다. 일손이 많이 필요치 않아 대기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업무도 있지만 “지루함도 체험”이라는 김 교수의 설명이다. ▲ 한 학생이 병원에 방문한 환자를 안내하고 있다. 이들의 주업무는 환자 및 보호자 안내다. (출처: 한양대학교병원) ▲ 어른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터치스크린 사용법을 안내 중인 학생의 모습 (출처: 한양대학교병원) 강의실에선 배울 수 없는 것 학생들은 아직은 어색한 병원 환경에서 환자들을 맞이하며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의 분위기를 몸소 느낄 수 있어 값진 경험이었다는 의견이다. 전유민(의예과 2) 씨는 한양대학교 의료원 ‘러브 라이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교에서 수업만 들을 때는 알지 못했던 현장의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현(의예과 2) 씨는 “의예과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과 거리를 둔 채 강의실 안에서만 보내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병원을 체험해보고 환자와 의료인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며 “이 기회를 통해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낯선 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갓 대학교를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아직 의료인이 아니기에 단지 학생의 신분으로 환자 혹은 보호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낯설고 어색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김 교수는 “학교를 벗어나서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내딛는 학생들이 처음 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병원을 너머 사회와 조직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HY 옐로자켓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과 김현영 교수(의학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한양대학교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