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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방헌 교수 외 `생활 속의 의학`
조회 2711 2016-02-17 09:50:19

 


SARS(급성호흡기증후군)의 공포가 전 세계를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각 국의 방역 당국은 그야말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서고 있다. 우주에 정거장을 건설하는 현대의 과학과 기술이 단세포 동물인 한낱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어쨌든 사람들은 이번 전염질환을 계기로 자신의 건강과 보건 환경을 다시금 새롭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현대 문명이 모든 질병을 고쳐주지 못한다면 아예 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우리가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병에 대해 미리 알고 이에 대비하는 것.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병도 알고 나면 이길 수 있는 것이고, 그로부터 얻은 효율적인 예방법은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 지혜를 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3월에 출간된 『생활 속의 의학』(한양대학교 출판부, 2003)은 독자를 '건강'에 더욱 가깝게 다가서도록 돕는다 할 수 있다. 사실 본서는 지난 1999년 본교에 개설되었던 인기강좌 '생활 속의 의학' 수업의 강의 원고들을 한 권으로 엮어낸 것으로, 현재에도 수업교재로 이용 중이다. 19명의 본교 의대 교수로 구성된 집필진은 '젊은 나이 때부터 건강에 관심을 갖고,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서를 통해 의학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갖추도록 권고한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해 만들어진 본서는 시종일관 간단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우리의 몸과 질병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질병 예방을 위한 생활요법은 책의 제목과도 같이 독자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또한 현실적 예시를 통한 상황 설정도 독자의 이해를 돕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본서는 한국인의 가장 많은 사망원인인 암, 심장병, 뇌 질환부터 스트레스, 비만 등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부분들까지 총 20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 3장 스트레스와 신체질환'에서는 '스트레스 자가 진단표'를 첨부해 독자가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측각적인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두 장에 걸쳐 진술된 '성의 이해'는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 구조를 자세히 설명하고, 성에 대한 그릇된 통념을 극복하며 바람직한 지식을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부분이다. 기존의 딱딱한 시선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문체로 풀어낸 '성의 이해'는 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 역시 부드럽게 변화시키고 있는 듯 하다.

집필진에 따르면 『생활 속의 의학』은 '의학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가르쳐주고, 건강 관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도록 돕는 것도 의사의 몫'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이번 저술에 참여한 이방헌(의대·심장내과) 교수는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치료가 가능했을 환자를 대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한다. '병에 너무 무관심하거나 검진을 게을리 해 발병 환자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이 교수의 우려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김모련 학생기자 moryun@ihanyang.ac.kr

200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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