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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어주는 교수님 15
조회 4696 2016-02-18 14:06:06

류마티스 관절염. 일반적으로 중년이나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관절염과는 전혀 다른 병으로,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정상적인 면역체계는 외부에서 침입한 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지만, 자가면역질환에 걸리면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파괴하고 생명을 위협한다.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고 소멸시켜 점차 연골과 뼈의 제 기능을 잃게 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 중 발병 비율이 높은 류마티스 관절염은 어떤 질병이며,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연구센터장인 배상철 교수(의대∙의학)에게 물었다.

면역체계의 이상신호,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손목, 발목, 무릎 등 여러 관절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픈 질병으로, 근육, 피부, 폐, 눈 등 여러 장기에도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전신적인 만성 염증성 질병이다. 많이 쓰고 닳아서 생긴 관절염으로 오해하기 쉬운 이 질병은 사실, 몸 속 면역계의 이상이 원인이다. 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고 제거하는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자신의 관절이나 몸의 일부를 공격해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을 일으키는 것. 류마티스 관절염은 40~50대 중, 장년층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지만 어느 연령에서나 발병할 수 있고,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2~3배 높다. "의사들도 자가면역체계 이상이라는 점 외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합니다. 여성 발병 비율이 높은 이유가 여성호르몬과 관련 있다고 예측할 뿐이죠. 이 병은 나이에 상관없이 발병하는데, 점점 연령대가 낮아져 10~20대 환자들의 발병률도 늘고 있어요."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중,장년층 여성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며, 어느 연령에서나 발병할 수 있다.  배상철 교수(의대∙의학)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실시간 자기공명영상(MRI)을 보며 외래진료를 보고 있다 .

류마티스 관절염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진행 속도가 빠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손과 발의 관절은 물론 턱, 목 등이 붓고 아프며,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져 펴지지 않는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몸살이 있는 것처럼 열이 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료가 불충분할 경우 관절 손상이 발생하고, 증상이 악화되면 동맥경화, 골다공증, 세균 감염 등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진단이 지연될수록 장애를 겪는 비율도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함께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증상들이 애매해 감기몸살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증상들이 2~3주, 혹은 1달 정도 지속된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발생 후 최소 2년 내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결과가 좋기 때문에 초기 증상을 잘 알아둬야 합니다. 또한 이 병은 반드시 유전되는 병은 아니지만, 유전되는 경향도 있기에 가족력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정상적인 관절과는 달리 활막에 염증이 생기고 붓고 아픈 질병으로, 몸 속 면역체계의 이상이 원인이다.

"조기 진단 활성화 위한 제도적 보안이 시급"

대한 류마티스학회가 우리나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0.4개월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3~5배 늦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누구나 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이 병에 대해 주목해야 할 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지도가 낮은 병으로, 사람들의 조기발견이 늦어 진단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우리나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5376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첫 증상 발현 후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0.4개월로, 캐나다(6.4개월), 벨기에(5.75개월), 덴마크(3~4개월) 등의 선진국에 비해 3~5배 늦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병 나이가 어릴수록 진단 지연 기간이 더 길었다. 진단기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로는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지 않는 점이 꼽혔다. “국내에 류마티스 관절염이 알려진 것은 1990년도에요. 그 전까지만 해도 불치병으로 치부해 진료가 이뤄지지 않았죠. 현재는 전에 비해 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긴 했지만, 애매모호한 증상들로 인해 아직도 사람들이 이 병을 조기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젊은 연령층의 환자는 관절염에 대한 지식이나 경각심이 부족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죠."

진단이 지연되는 또 다른 이유는 류마티스 관절염 검사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항CCP 검사(혈청 검사)와 MRI 검사(자기공명영상)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 위와 같은 이유로 해마다 학계에서는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험 확대를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다.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도 다른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도 생사가 결정되기도 하는데, 환자의 진단이 늦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는 게 급선무죠.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좋은 약을 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환자 본인이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제도도 마련돼야 하겠죠."

"조기 치료와 적절한 관리를 통해 완치 가능해"

배상철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문 의사의 진단에 맞게 초기치료가 적절히 잘 이뤄진다면 완치가 가능하다'며 '평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에 꾸준히 잘 치료한다면, 완치도 가능하다. 하지만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소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배 교수는 잘못된 처방으로 병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니 주변인보다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정보를 얻고 처방 받길 당부했다. "처음 관절염이 발생해 그저 무릎 관절염인 줄 알고 수술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인데 수술을 남용해 병이 재발하거나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죠."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물었다. "약물 치료가 우선적으로 시행되며, 운동치료를 병행하며 조기 치료가 잘 이뤄진다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죠. 관절 파괴가 진행된 환자에게는 최후의 방법으로 인공관절 수술이 진행됩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유전공학이 발전하며 잘못된 면역세포만 치료하는 주사요법이 개발돼 외국에서는 이미 이 주사요법이 성행하고 있어요. 기존 치료법보다 훨씬 효과적이지만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국산화가 이뤄져 저비용 고효율 치료법으로 자리잡으면 좋겠죠."

류마티스 관절염은 유전이 60%, 환경요인이 40%이기 때문에 예방 또한 중요하다. 완벽한 예방방법은 없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통해 면역 기능을 잘 유지해 줘야 한다. "조기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치료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며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면역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유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평소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예방도 가능합니다."




이진화 기자
evol4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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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권요진 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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