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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실천, 9번째 이야기
조회 1903 2016-02-17 16:29:43

 

얼마 전, 유명 연예인들의 잇따른 기부행렬이 화제가 된 적 있다. 많은 후원활동을 펼치는 이들을 보고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후원금을 기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재능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재능기부’라 부른다. 최근 여러 방법으로 이 재능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한양이 만나본 ‘소금회’는 26년 전부터 재능기부를 해온 의료봉사단체다. 소금회 회장 황선진 군(의대·의학 3)을 만나 재능기부와 봉사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국가유공자 자녀들, 의료봉사를 시작하다

‘소금회’는 1986년부터 결성됐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자는 의미에서 ‘소금회’라고 이름을 붙였다. 초기 소금회는 국가유공자 자녀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국가에 보답하고자 시작한 소금회는 현재는 의료계통 전공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학연합 동아리로 발전했다. 소금회 회장 황성진 군은 “현재 소금회는 외과·내과·가정의학과·치과 등 각 분야 학생들과 졸업생 400명이 모인 봉사 동아리다” 고 설명했다.

소금회의 첫 봉사활동은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무의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복지시설 의료봉사, 하계진료 봉사, 해외봉사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진료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소금회는 20여 년간 매주 토요일에 서울 동작동 사회복지관을 찾아 지역 노인분과 자녀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는 물론 말벗과 상담 등 봉사활동을 계속 해 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의료시혜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농촌 등 의료낙후지역 주민을 찾아가기도 한다. 고가의 전문 장비가 없어, 간단한 진찰이나 치료를 하는 수준이지만 주민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한다.

황 군은 “의료혜택을 받기 힘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한다. 전문의의 감독에 따라 약 처방을 내리거나 치과 진료 등을 실시한다. 틀니 수리, 다문화 가정 대상 의료봉사 등을 하고 있다. 이 때 어르신들이 필요한 기본적인 약품들을 지원받거나 직접 구입해 주민들께 나눠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 없이 펼치는 의료봉사

소금회에서는 매년 여름 가장 큰 봉사활동을 떠난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에서 실시하는 의료봉사다. ‘하계진료’라는 이름으로 4박 5일 동안 실시하는 이 봉사활동은 벌써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상촌면에서 봉사활동을 실시하게 된 계기는 태풍 ‘매미’때문이었다. 지난 2003년 상촌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한 선배가 태풍으로 인한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회원들이 상촌면을 찾게된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인연은 10년이 넘어 학생들이 주민들의 이름까지 다 외울 정도로 깊어졌다.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가족이 된 것이다.

황 군은 “하계진료를 가면 진료보다는 어르신들 말동무가 되는 게 더 큰 역할이다. 어르신들 성함까지 다 알 정도로 많이 가까워 진다. 대규모로 진행되는 예산이 1500만원~2000만원에 이른다. 이 때 필요한 의약품은 서울지방 보훈청 등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금회의 의료봉사는 국내에서 끝나지 않는다.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찾아가 필요한 진료를 제공한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4차례에 걸쳐 중국 연변지역 거주 동포 및 현지 주민 등 8,000여명에게 의료봉사활동을 실시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봉사활동을 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더 큰 세상으로

소금회는 현재 법인화를 준비하고 있다. 법인화 절차가 완료되면 더 많은 후원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연합동아리 형태의 운영에 한계를 느낀 것이다. 더 많은 곳에 의료의 손길이 닿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린 회원들의 결정이었다. 이들의 ‘사랑의 실천’으로 우리사회에 빛과 소금이 더 멀리 퍼질 날이 멀지 않았다.

소금회 회장 황선진 군(의대·의학 3) 인터뷰

의과생으로서 학업에 바빠 봉사활동할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3학년이 되자 기존에 하던 동아리 활동이 끝났다. 그러다 소금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가입하게 됐다. 학기 중 봉사는 격주로 한 번이고, 하계진료 역시 저희 일정에 맞춰서 진행하기 때문에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또 봉사를 통해 많은 점을 배우고 있어서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의학을 공부하는 의학도로서, 직접 무의촌에서 주민들을 만나본 느낌은 어땠나.

“봉사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질병 하나씩은 안고 사시는 분들이다. 안타까운 점은 꽤 심각한 병을 가지고 있어도 병원에 찾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이 분들에게 큰일을 해드릴 수는 없다. 다만 간단한 진료만으로 치료의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다.”

현재 소금회는 법인화를 추진중이다. 법인화가 되면 앞으로 소금회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는가.

“법인화 절차가 완료되면 소금회는 국가 소유가 된다. 때문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규모나 범위가 커진다. 더불어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이 커질 것이다. 법인화 관련한 부분에서 어려운 점은 여러 선배들이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대학 정식동아리가 아닌 ‘연합동아리’기 때문에 지원금 등 운영에 힘든 점이 많았다. 법인화로 좀 더 많은 분들께 다가갈 수 있는 소금회가 될 것이다.”

봉사활동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시간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봉사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내어서 봉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행동이다.”

김규범 학생기자
nosigh@hanyang.ac.kr

2012-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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