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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마침표를 찍고 새 출발하다
조회 4107 2016-02-17 14:45:05

 

지난 23일. 이번 겨울 막바지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다. 새 학위복이 구겨질까봐 조심스레 들고 가는 졸업생들의 손과 볼은 점점 빨개졌다. 4년간의 학교생활을 끝냈다는 후련함 때문일까. 그들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졸업을 축하해주러 온 어머니들은 추위를 달래기 위해 꽃다발을 잠시 내려두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쥐었다. 먼 곳에서 오신 할머니는 흐뭇한 표정으로 무사히 대학생활을 마친 손자의 학위복을 정리해줬다.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애지문 앞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ERICA 캠퍼스와 서울 캠퍼스에서 지난 16일과 17일 2011년도 전기 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일주일 뒤인 22일과 23일에는 학부 학위수여식이 진행됐다. 학부 학위수여식은 올림픽체육관, 백남학술정보관 등을 중심으로 각 단과대마다 별도로 진행됐다. 각 단과대 학장들은 사회로 나가는 졸업생들에게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사회 진출에 있어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는 졸업식. 함께 졸업하는 동기와 함께 지난 학교생활을 뒤돌아본다. 마지막 학교생활을 끝냈다는 시원한 감정과 이젠 학생이 아니라는 섭섭한 감정이 교차한다. 후회도 남고 미련도 남지만 졸업식은 언제나 즐겁다. 졸업식은 졸업 예정자들이 사회로 진출하기 전 마지막 대학 생활이기 때문이다.

학위수여식은 개식사, 학위수여, 시상, 훈화,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임덕호 총장은 "여러분들은 그동안 연구와 학업에 정진해서 시간의 무게가 느껴질 것이다. 수고 많았다“며 격려했다. 이어서 ”학위에는 단순히 학문적 업적만이 아닌 사회적 책임도 담겨있다, 사회를 위해 가진 지식을 나눠라“면서 사회적 공헌을 강조했다. “학위는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으니 앞으로도 학문에 계속 정진해라,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성장해라,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길”이라며 훈화를 끝맺었다.

노시태 부총장이 학위를 수여받는 졸업생의 학사모 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겨줬다. 학사모 술의 기원은 고대 로마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장 또는 학장이 대표 학생의 술을 왼쪽으로 넘긴다. 술을 자신의 오른쪽에 놓고 자리에 앉아 있던 졸업생들도 같이 학사모 술을 오른쪽으로 넘기는 것이 관례로 남았다.

졸업식을 지켜보는 사람들 앞에서 대표로 상을 받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총장상, 공로상 등으로 대학생활 동안의 노고를 인정받은 학생들은 졸업식을 한층 뿌듯하게 마무리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졸업생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라는 두렵고도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교수들. 입학부터 졸업까지 자녀의 안녕만을 바라는 부모들까지. 한 자리에 모여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도하고 있다.

‘취업했으니 한 턱 쏴라!’, ‘넌 영원히 왕십리를 벗어날 수 없어’ 후배 혹은 동기들이 재치 있는 문구로 졸업생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특히 4년 동안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플랜카드가 눈길을 끌었다. 이 플랜카드를 직접 본 부모는 4년간의 고생은 잠시 잊고 자녀에 대한 사랑만 마음속에 듬뿍 남았을 것이다.

분명히 졸업하는 사람은 아들일 텐데 아버지가 졸업 가운을 입고 있다. 졸업모의 술도 아버지가 아닌 아들이 정리해주고 있다. 학위복에는 학교 교육과정을 모두 수료한 자만이 입을 수 있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무사히 졸업한 자녀들은 부모에게 학위복을 입혀드리거나 학사모를 씌워드린다. 부모들의 끊임없는 뒷바라지와 믿음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한 장이라도 더. 한 명이라도 더.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가 눌려진다.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정신없는 모습이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고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는다. 졸업식을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은 건 학생뿐만이 아니다. 단상 위에 앉아있는 교수들도 제자들의 졸업식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다.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 스승에게도 공허함이 남는다. 졸업식을 즐기는 제자들의 모습으로 공허함을 채우려 한다.

마지막으로 부른 교가가 교정을 에둘러 채 사라지기도 전에 학위수여식은 끝이 났다. 졸업생들의 가족은 이날을 마음에 새기려는 듯 사진기를 들고 연방 플래시를 터뜨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졸업생들은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식장을 맴돌았다. 교정에 깃든 여운만이 누군가 다녀갔노라고 말해 주고 있다.

김은강 학생기자
keriver@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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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호 사진기자plkmnplkmn@hanyang.ac.kr
20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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