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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 의료기술로 세계에 희망 전한다
조회 1780 2016-02-17 13:08:55
한양의 의료기술이 세계에 희망 전한다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는 남을 도울 때 느끼는 가장 기쁜 상태를 말한다. 봉사를 통해 타인에게 도움을 줄 때, 봉사자는 심리적 포만감으로 인해 한동안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마더 테레사 효과’의 일부분이다. 연구에 따르면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테레사 수녀의 전기를 접하는 봉사 간접 경험 또한 체내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을 돕는 행위는 도움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돕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석이조의 행위다. 개교 이래 지속적인 사랑의 실천으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오고 있는 한양은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국제화 시대, 한양의 이름이 국경과 국적의 울타리를 넘는 현장을 위클리한양이 살펴봤다.

우즈베키스탄으로 전해진 사랑

베그토마 굴노(Bagtoma Gulno, 18세) 양은 승모판막폐쇄부전증을 앓고 있다. 이는 류마티스 열병을 앓고 난 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을 때 심장 판막이 변형돼 생기는 병이다. 심장 판막 중 하나인 승모판막의 변형돼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때 숨이 차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게 되는 병이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도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질병이다.

위급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굴노 양은 질병 진행 상황이 가장 악화된 4단계여서 수술이 절실했다. 굴노 양의 치료를 담당한 김 혁(의대·흉부외과) 교수는 “처음 본교 병원에서 도착했을 때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는데 승모판막의 손상으로 인해 심장에서 혈액의 역류가 심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승모판막폐쇄부전증 치료의 경우 승모판막을 인공판막으로 바꿔주거나 판막을 성형하는 두 가지 치료법이 있다. 김 교수는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굴노 양은 아직 어린 여학생이기에 판막을 성형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바꿨을 경우 나중에 임신이 힘들어지고 평생 피의 응고를 막는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사실 판막의 모양이 좋지 않아 성형에 난관이 예상됐지만 딸 같은 생각이 들어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가서도 건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수술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베트남으로 전해진 사랑

즈엉 득 탕(Duong Duc Thang, 16살) 군은 첫눈에 어림잡아 초등학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병치레 덕분에 제대로 영양섭취를 못해 신체 발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7살 때 발치한 자리에 혹이 자라기 시작했다. 혹은 제거했지만 매번 다시 자랐다. 베트남에서 큰 병원을 찾은 탕 군은 암 진단을 받아 턱을 제거해야만 했다. 의사는 탕이 성장한 뒤 갈비뼈를 이용해 턱을 만들자며 임시로 철제 인공턱을 이식했다. 그런데 치료 후 탕의 얼굴에 이상이 생겼다. 안희창(의대·성형외과) 교수는 “탕이 본교 병원에 왔을 때 얼굴 살이 무너져 내려 인공턱이 드러나고 볼에 구멍이 생긴 상태였고, 혀가 얼굴 바깥 피부에 붙어 음식을 먹기도 힘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2년 전 창원 의사 7명이 베트남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하던 중 탕 군이 진료소를 방문했다. 충격적인 탕 군의 상태를 본 의사들은 논의 끝에 탕을 한국으로 초대해 수술을 받도록 돕기로 했다. 그리고 탕 군을 위해 성형외과 권위자인 본교의 안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종아리 뼈를 이용해 턱을 다시 만들어 주는 수술로, 동맥과 정맥까지 연결시켜야 하는 어려운 수술이었다”는 게 안 교수는 설명이다. “수술은 잘 마무리 됐고, 조금 더 회복한 뒤에 얼굴이 함몰되면서 생긴 충치와 피부 치료 등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안 교수는 탕 군의 쾌유를 빌었다.

한양의 이름은 곧 사랑을 실천

베그노마굴노 양과 탕 군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기까지 한양이 곁에서 함께했다. 본교 의료원의 수준 높은 의료기술과 외국 환자들에 대한 의료혜택, 자원봉사자의 삼박자가 이뤄낸 조화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서울병원 사회복지과 성명순 사회복지사는 “본교 의료원은 자체 의료혜택뿐만 아니라 의료 봉사나 기부 등을 통해 어려운 형편에 있는 환자들을 많이 돕고 있다” 며 “외국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초대되는 경우 혜택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환자 상태 점검과 그에 따른 처방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초대된 대부분의 외국 환자들은 치료 과정 중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해당 국가 언어를 위한 통역 봉사자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외국 환자 진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본교 유학생들도 한몫 했다. 통역을 위해 환자들의 곁에서 환자의 입과 귀가 돼준 것이다. 사랑의 실천 앞에선 국적보다 한양인이 우선이다.

어려운 이웃들이 겪는 난관 중 빈곤보다 질병에 의한 어려움이 더 큰 문제다. 경제적 궁핍이 질병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질병에 의해 빈곤 상황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료는 봉사활동에서도 필수 분야로 손꼽힌다. 본교의 앞선 기술과 이웃을 돌아보는 포용력, 사랑의 실천을 몸소 행동으로 옮기는 자원봉사자, 대학으로서의 한양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


글 : 최윤미 학생기자 wowym@hanyang.ac.kr
사진 : 김형록 사진기자 hyunglok@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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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군의 통역을 담당한 당 녹 타잉(Dang Ngoc Thanh, 경금대·경제금융 3) 군 인터뷰

탕 군을 어떻게 알게 됐나.

얼마 전 사회대에 재학 중인 베트남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친구가 베트남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탕에 관한 글을 보았다고 했다. 본교 의료원에 베트남 환자가 입원 중인데, 입원 치료기간 동안 의료진과 환자를 이어주는 통역 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학교라 흔쾌히 통역 봉사자에 응했다. 이제 한국에 많이 적응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있었다.

통역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나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였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의사소통이 안 돼 겪는 어려움은 내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었다. 의학 용어를 잘 몰라 사전을 찾아가면서 단어집을 만들었다. 한국에 온 지 3년이 다 돼가지만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전문 용어들이라 공부하는 자세로 통역에 임했다.

매일 병원에서 탕과 함께 동고동락했다고 들었다. 봉사 소감은 어떤가?

우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 탕의 아버지와 탕을 대신해 의사나 간호사들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탕이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 탕이 친동생 같아서 책도 읽어주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정이 많이 들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계절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병원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냈지만 요즘에는 계절학기 수업 때문에 병원 방문시간을 조금 줄였다. 함께 오래 있어주지 못해 또 다른 친구에게도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그 친구가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 봉사도 전염성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2009-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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