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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즘 원인 유전자 연구 배상철, 이혜순 교수
조회 1723 2016-02-17 13:04:40

류마티즘은 전신 결합조직 특히 관절 및 근육, 인대, 활액낭, 건, 섬유조직 등에 염증, 변성, 대사장애 등의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 대게 노년층에게 나타나는 퇴행성 질병이며, 현재의 의학으로는 불치병으로 분류된다. 류마티즘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요인이 60퍼센트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 근본 치료법을 찾기 위해선 원인 유전자를 밝혀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류마티즘 연구의 명가로 꼽히는 본교가 또 하나의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인과 서양인의 류마티스 관절염 원인 유전자가 다르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그 주인공은 본교 류마티스병원장 배상철(의대·류마티스내과) 교수와 이혜순(의대·류마티스내과) 교수다.

류마티즘 맞춤 치료에 한 발짝 다가서다

배 교수와 이 교수는 서양인에게 류마티스 관절염과 제1형 당뇨병, 루푸스 등의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PTPN22’ 유전자가 한국인에게는 류마티스관절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류마티스 분야 최고 권위지인 관절염·류머티즘(Arthritis & Rheumatism) 2월호에 실렸다.

이혜순 : 질환의 치료를 위해선 선제적인 원인규명이 필요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을 60퍼센트, 환경적 요인을 40퍼센트 정도로 봅니다. 최근 들어 학계에서 원인 유전자를 찾기 위한 시도가 잦아졌습니다. 예전부터 이 유전자가 인종 혹은 민족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가설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가설이 맞음을 증명해냈습니다.

연구팀은 한국인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1128명과 정상 대조군 1022명을 대상으로 ‘PTPN22’ 유전자 포함 범위에 대한 세밀한 유전자 변이 연구를 거쳤다. 이를 통해 어떤 유전자나 유전자 변이가 한국인의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한국인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는 ‘PTPN22’ 유전자의 변이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서양인의 유력한 류마티스 관절염 원인 유전자로 알려진 또 다른 5개 유전자 변이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이들 역시 한국인에는 류마티스관절염 위험 유전인자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상철 : 연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한국인과 서양인의 류마티스 관절염 원인 유전자가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니 앞으로는 한국인 고유의 원인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합니다. 환자들의 맞춤치료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죠. 워낙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인만큼 미국, 스웨덴,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상당히 많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같은 아시아계임에도 한국인과 일본인의 원인 유전자가 다른 만큼 국민의 건강을 위해선 자국의 연구 성과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풍부한 임상자료가 본교 연구팀의 힘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노인들에게 나타나기 쉬운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덕분에 류마티즘은 백여 가지 질환으로 세분화될 만큼 발전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통풍,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등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질환 외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경피증, 근염, 혈관염, 베체트병, 스틸병 등 다양한 면역질환이 있다. 류마티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이들 연구팀의 성과는 더욱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이혜순 : 성인병과 근골격계 질병은 나이가 들수록 걸리기 쉽고 완치가 어렵습니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죠. 늘어난 수명만큼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연구의 중요성이 더 큽니다. 자가면역이란 외부의 균이 아닌 자신의 조직 성분에 대해 면역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세계인구의 약 1퍼센트 이내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니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법의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배 교수와 이 교수는 지난 7년 간 류마티스 연구를 진행해왔다. 본교는 지난 89년 국내 최초로 류마티스센터를 개설했다. 이후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 98년 5월 국내 최초의 류마티스 전문병원을 개원했다. 세계적으로도 류마티스 전문병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류마티즘 진료의 새로운 지평을 연 본교 류마티스 병원이 있기까진 배 교수의 역할이 컸다. 그는 임상의학 분야의 선구자로 국내 최초로 체계적인 임상연구를 도입했다.

이혜순 : 유전학은 관찰할 수 있는 환자 수가 많을수록 연구에 유리합니다. 배 교수의 경우 그 간 많은 환자를 돌봐온 만큼 임상 환자군이 많습니다. 게다가 이전부터 류마티스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환자들의 정보를 수집해 관리해왔습니다. 단순히 DNA 채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정확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죠. 덕분에 세계 유수의 류마티즘 관련 기관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배상철 : 제가 연구토양을 마련했다면 이를 토대로 꽃을 피운 것은 이 교수입니다. 지난 2002년 이 교수가 본교에 임용된 이후 함께 류마티스 내과에 재직하며 연구를 해왔습니다. 이후 이 교수는 미국 파인스타인의학연구소에서 2년 간 연구를 마치고 돌아왔죠. 류마티스 연구에 관해서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저명한 의학 잡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연구 성과를 실은 몇 안 되는 한국인이기도 합니다.

류마티즘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연다

본교 류마티스 병원은 지난 1월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체계적인 임상연구의 기틀확립과 저변확대를 위해 6년 5개월 간 약 4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로써 류마티스 질환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상철 : 우리가 연구에 힘쓰는 것은 단순히 연구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통 받는 많은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서죠. 한국인 고유의 원인 유전자를 밝혀낸다면 질병 치료는 물론 예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구에 매진할 겁니다.


글 : 이현정 취재팀장 norubia@hanyang.ac.kr
사진 : 최윤미 학생기자 wowym@hanyang.ac.kr


학력 및 약력

배 교수는 지난 84년 본교 의과대를 졸업하고 87과 93년에 각각 의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98년에는 미국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에서 임상역학 및 경제학 MPH과정을 마쳤다. 96년부터 99년까지 미국 하버드 메디컬 스쿨 교환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본교 류마티스 병원장을 맡고 있다. 류마티즘 연구에 기여한 업적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 해 ‘2008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상(APLAR 2008 Award)’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 교수는 92년 본교 의과대를 졸업했다. 2001년 본교 의과대학원에서 내과학 석사, 2003년 고려대 의과대학원에서 류마티스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본교 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에서 근무해 온 그는 2005년부터 2년 간 미국 파인스타인의학연구소에서 교환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다.

2009-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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