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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의 바윗돌처럼` 신임 서울병원장 우영남 교수
조회 3094 2016-02-17 09:47:12

 


2003년 3월, 신학기의 설렘과 부푼 기대들이 가득한 교정처럼 본교 의료원도 신임 병원장의 부임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병원 신임 병원장은 본교 의과대학장과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우영남(의대·비뇨기과)교수. 교수와 의사로서의 1인 2역에도 불구하고 병원장의 임무까지 맡은 우 교수를 만나 그의 새로운 각오를 들어보았다.

- 우선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이 어떠신지.

우선 막중한 부담감이 느껴지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한양대 병원이 1972년 설립된 이후 벌써 3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초창기 때처럼 병원이 성장하는 시기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막막하고 착잡한 것이 사실이다. 처음 병원장 부임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을 스쳐갔던 생각이 '아차, 큰일났구나'였을 정도였다.

-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지금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의과대학장이었을때는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일들이 이젠 병원장으로서 병원간의 경쟁체제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게 되었다. 과거엔 교수로서 연구와 강의에 비중을 두고 살았지만 이제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갑자기 바빠졌다. 업무는 업무대로, 강의는 강의대로 또 진료는 진료대로 해야할 일들이 많은데 익숙지 않은 빡빡한 일정의 연속이다. 이 와중에도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면서 더 잘 해야겠다고 하는 다짐이 오히려 중압감으로 바뀌고 있어 걱정이다.

- 현재 병원발전에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흔히 대학병원의 목표는 교육, 봉사, 진료 이 세 가지로 함축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잘 어우러 질 수 있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생적으로 설립된 사립학교의 특성상 지금의 경영상태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에 대해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

- 서울병원장으로서 자신만의 전략이 있다면.

의사는 의사대로 사무직은 사무직대로 흩어져 있는 각 부서의 마음들을 하나로 모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환자 진료라는 최종의 하모니를 연출해야만 하는 것이다. 병원내의 각 부서들을 어떻게 잘 추스려서 하나로 응집시킬 수 있느냐가 지금으로서는 최대의 관건이다. 2천여 식구들의 흩어져 있던 힘을 이제 하나로 모을 것이다.

- 의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똑같은 병을 가진 환자가 있을 때 그는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일수도, 나의 친척일수도, 나의 부모일 수도 있다. 의사도 의사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서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을 때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환자가 나와 어떤 관계에 있느냐를 떠나 냉정하게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의사에게 요구된다. 어떤 환자를 대하더라도 그를 긍휼히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하나 같아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히포크라테스도 슈바이처 박사도 한결같이 강조한 사항이다.

- 의사로서 지향하는 모델이 있다면.

의사가 된 동기를 '의사를 한 번도 못 보고 죽어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뒷산 바윗돌처럼 항상 서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신 성산(聖山) 장기려 선생님이 대학시절 은사님이다. 서울의대의 전신인 경성의전를 수석 졸업한 후 김일성 종합대학 교수를 지내기도 한 그는 국내 최초로 초기 간암환자를 대량 간절제술로 완치시킨 당대 최고의 외과의사였다. 또한 보험제도가 없던 시절 부산에서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해 국내 의료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등 생을 마치기까지 소외된 이웃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봉사의 삶을 살다 간 그야말로 '참의사'라고 생각한다. 모든 수술에 앞서 반드시 기도를 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생각난다. 환자를 위하는 그 마음은 모든 의사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다.

- 앞으로의 다짐과 향후 계획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우선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필수적이다. 개개인 구성원들의 마음을 단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류마티스 분야 등 본교만의 강점을 더 살릴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 잘 해야겠다는 욕심 때문인지 벌써 마음이 급하다.


최수정 학생기자 81choi@ihanyang.ac.kr

200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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